신문과 잡지 발표

향기 좋은 커피를 카페에서

경산2 2013. 12. 21. 07:48

   향기 좋은 커피를 카페에서

                                             경산  류 시 호 / 시인. 수필가

  대학을 다니며 명동에 있는 쎄시봉과 쉘부르, 르네상스 등 음악다방을 자주 다녔다.
그리고 종로의 YMCA에서 포크댄스를 배우고 씽얼롱-Y에서 팝송과 캠프송도 배우며
젊음을 즐겼다.

그 시절 음악다방에 출입하며 팝과 클래식, 포크송을 감상하는 것은 친구들 간에 자랑
이고 큰 기쁨이었다.  지난 겨울방학 국립민속박물관 연수를 받으며 다방과 카페 문화
강의에 관심을 많이 가졌다.

다방이란 말이 처음으로 등장한 것은 삼국시대 화랑들이 강릉지역의 ‘한송정’이라는 다
원에서 차를 마셨다는 게 가장 오래된 것이라고 한다. 다방이라는 용어는 고려시대에
처음 등장하며 국가 관사에서 다사(茶事)와 주과(酒果)등을 취급하는 다방이 있었다.

조선시대에는 이조 소속 관사에서 외국 사신들의 다례접대를 맡았다. 우리나라에서
커피를 처음 팔았던 곳은 일본인 호리 리키타로가 인천에 설립한 ‘대불호텔’인 것 같
다. 대불호텔은 최초의 서양식 호텔로 서양 음식과 더불어 커피를 맛볼 수 있는 곳이
었다.

1914년 소공동에 조선호텔이 생기면서 일제 강점기 최고급 호텔 겸 다방으로서의 기능
을 하였다. 조선호텔은 오늘날 호텔 1층이나 지하에 자리 잡은 커피숍의 기원이 된다고
할 수 있다.

  이 시절 다방과 카페가 다른 점은 다방은 동양적 고전적인 커피 마시는 장소로, 카페
는 서양식 술집으로 술과 여자, 붉은 등불과 파란 등불이 있는 고급 술집이었다. 1911년
남대문 3가에 타이거 카페가 생기면서 카페는 일본인들이 주로 거주 하던 남촌을 중심
으로 등장했고, 1930년 이후 조선인이 거주 하는 북촌에도 카페가 진출하였다.

카페는 육감적인 공간으로 일본의 영향을 받아 여급이 시중드는 공간으로 서양식 룸싸
롱의 원조가 되었다. 다방과 카페도 시대의 흐름에 따라 변하는데 70년대 이후 다방은
커피전문점으로 카페는 룸싸롱으로 변모했다.

  교직에 있기 전, 대기업에 근무하며 일본, 미국, 영국, 독일, 프랑스 등에 업무차 가면
회의 중 원두커피를 차려놓고 수시로 마셨다. 그것을 보고 일찍이 커피 분쇄기와 커피
메이커를 구입하여 집에서도 즐겨 마신 기억이 난다.

요즘은 주로 아메리카노를 즐겨 마시는데 여러 해 전 터키, 이탈리아를 여행 한 후에는
에스프레소도 가끔씩 마시기도 한다. 요즘은 삶의 질이 좋아지면서 다방은 진부하고
노인네가 출입하는 장소로 인식되었고, 젊은이들은 카페라는 전문커피숍으로 이동을
했다.

그러나 학창 시절의 음악다방 출입은 꿈과 희망을 주었고, 젊은 시절 다방은 친구와
연인 등 만남의 장소로 추억이 많은 곳이다. 커피문화 장소가 다방에서 카페로 변천
하듯 시대의 변화에 순응할 줄 알아야한다.

정신없이 바쁠 때일수록 커피 한잔하며 섭리를 따라, 인연을 따라가야 기쁨도 온다.
젊은 시절 제대로 보이지 않던 자연의 아름다움이 이제는 눈에 잘 들어오고 또 그 풍
광이 제대로 음미되기 시작한다.

요즘은 학교에서나 집에서 식사를 한 후에는 원두커피를 마시고, 밖에서 식사를 하
면 카페로 가서 담소를 나누며 아메리카노 커피를 마시면 즐거움이 가득하다. 마음이
답답할 때 커피를 마시면 몸과 마음에 커피향이 배고, 긍정의 에너지를 내뿜도록 도와
준다.

향기 좋은 커피가 정서순화에 도움이 되듯 우리의 삶도 남을 배려하고 존중해 주면,
가치와 보람이 생기고 삶을 더 풍요롭게 할 것이다. 오슬오슬 추운 겨울의 시작, 우리
모두 카페에 가서 헤이즐넛이나 블루마운틴 같은 향 좋은 커피를 여유롭게 마시고 삶
을 즐기며 살자.

     중부매일신문  [오피니언] 아침뜨락 (2013. 11.18.)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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