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활동과 세상 이야기

마을 학교에 가자

경산2 2014. 3. 22. 05:25

마을 학교에 가자
   
                           글짓기학교장 / 경산 류 시 호 / 시인, 수필가

  교육공무원으로 퇴직 후, 구청에서 시행하는 마을학교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교
사로 퇴직한 나에게 가르칠 수 있는 기회가 생겨서 기쁘다. 마을학교는 지방자치단
체 마다 다르고 공교육에 대한 대안학교와 탈북 청소년들을 위한 학교도 있으며, 학
교 수업이 끝난 후 아이들과 청소년들이 방황하지 않고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을 배울
수 있도록 개설한 지역도 있다. 또한 교회나 간디학교라 해서 특수한 곳도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마을학교는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문화·예술·체육·전통놀이 등
다양한 분야에 걸쳐 주민들이 스스로 만들어 운영하거나, 단체·기관 등이 주민을
대상으로 운영하는 프로그램이다.

마을학교는 지역사회의 문화생활공간에서 아이들의 삶의 질을 높이면서 마을 사람
들이 가르치는 미래 지속 가능한 교육공동체를 만들려는 것이다. 이스라엘 사람들
의 삶의 지침서 탈무드에는 선생님으로부터 배우는 것보다도 친구한테, 학생에게
배우는 게 더 많다고 한다.

우리가 아이를 키우려면 혼자서는 어렵고 온 마을의 어른, 아이, 친구들의 협조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세계최장의 교육시간으로 OECD국가 중 국제학업
성취도평가(PISA)의 과학, 수학, 읽기는 최상위이나, 인성과 사회성은 하위이고 흥
미도는 최저 수준이다.

교육은 머릿속에 씨앗이 자랄 수 있도록 돕는 것으로 체험, 탐구, 의사소통, 중심의
지원을 통하여 창의적 인재를 만드는 것이다. 마을학교란 공교육에서는 손이 미치
지 못하는 건축학교, 텃밭학교, 역사학교 등 다양한 학교를 개설하여, 과학의 길, 철
학의 길, 역사의 길을 가도록 경험 많은 지역의 주민들이 동참하여 창의적 인재를
만들고 있다. 

  필자는 퇴직 후 작가로 활동하며 재능 나눔과 봉사차원에서 청소년 상대의 글짓
기와 리더십, 토론, 스피치 등을 지도하고 있다. 마을학교에서 전시행정이나 평가
위주가 아니라 소규모 아이들과 부딪치며 수업을 하니 아이도 선생님도 즐겁다.

학교에서는 잘 적응하지 못하던 학생, 친구들과 잦은 갈등을 일으키는 아이에게 칭
찬을 통하여 수업을 즐겁도록 했다. 그래서인지 어려워하던 글쓰기와 토론, 스피치
를 즐거워하고 중요함을 깨달은 것 같다.

  세계를 움직이는 중심은 국가에서 시장, 그리고 공동체로 옮겨가고 있으나, 우
리의 교육은 시장 중심에 머물고 있는 것은 안타까운 현실이다. 그래서 공동체
속에서 교육을 구현하려고 노력하고 있고, 마을학교에서 설렘, 몰입, 희망을 보
았기에 지자체 마다 창의·인성 계발을 위한 연구를 하고 있다.

  행복한 가족의 조건은 가족의 경계를 넘어 다른 가족과도 잘 어울리는 것으로
부모가 직장에 간 후 마을이 돌봄과 소통의 배움터가 될 수 있다. 청소년들에
게는 학교에서 하교 후 마음을 이어 주는 소통 할 공간과 멘토가 필요하다.

이처럼 공교육에서 하지 못하는 부분을 지자체가 돌봄과 배움터의 문화공간
을 만들고 경험 많은 분들로 마을학교를 운영하면 좋을 것 같다. 하워드 가드너
하버드대 교수는 ‘사람은 IQ 외에 논리, 수학, 언어, 공간, 음악, 운동, 인간친화
등 다중지능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어른들은 자녀가 가장 잘할 수 있는 분야, 평생 즐기면서 갈고 닦을 수 있는
꿈을 찾아주는 것이 중요하다. 아이에게 행복한 삶, 성공적인 인생을 살아가
도록 하는 방법은 학교의 힘도 필요하고, 지역공동체의 다양한 경험이 있는
분들의 지혜도 필요하다.

‘한 아이를 키우는데 온 마을 주민이 선생님이다’라는 정신으로 우리 모두
‘마을이 학교다’라는 교육을 펼쳐야겠다.

                노원구청 신문  3월호 (2014. 02. 25.) 발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