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겨운 우리가락 ‘노닐다’
경산 류 시 호 / 시인, 수필가
얼마 전, 세종문화회관에서 서울시국악관현악단과 서울시무용단이 만나 펼쳐지는
신명나는 무대 우리가락 공연을 보았다. 만추의 계절에 우리 음악, 춤, 소리가 한
곳에서 어우러지는 덕분에 흥겨움과 함께 박수치고 추임새 넣고 즐거운 시간이
되었다.
중요무형문화재 제5호 판소리 춘향가를 이수한 소리꾼 김율희의 사회와 서울시국
악관현악단 원영석의 지휘로 우리 음악과 춤 덕분에 흥이 났다. 오프닝곡 ‘얼씨구야’
는 서울 지하철 안내방송의 배경음악으로 사용된 원곡을 재편성하여 역동적이고 활
기찼다.
이어서 “임금님의 귀는 당나귀 귀다.” 라는 ‘귀’는 판소리의 너스레와 익살스러움으
로 자신이 알고 있는 사실을 말하지 못하는 시대에 생긴 마음의 병을 해학적인 방식
으로 표현했다.
세 번째 공연 흥부가 중 ‘박타는 대목’은 우화적인 표현으로 청중들 반응이 좋았고,
제비가 흥부에게 보은의 의미로 물어다준 박을 타는 대목은 흥부가 중 백미로 꼽히
는 판소리다.
그리고 우리가 잘 아는 강강술래는 강강은 ‘원’을 뜻하며, 술래는 ‘돈다’라는 뜻으로
곧 ‘원으로 돈다’이며, 손을 맞잡고 강강술래를 흥겹게 부르며 돌고 도는 춤이다. 그
외 부채춤, 진도북춤, 허튼춤, 사랑가 등이 관객들을 즐겁게 했다.
우리 민족은 고대의 부여, 삼한시대부터 음주가무를 즐겼고, 집안의 잔치에는 술과
노래, 춤을 즐겼다. 중국의 역사 기록을 보면 “한민족은 5월 씨뿌리기가 끝나면 신에
게 제사를 지낸 뒤 밤낮으로 술을 마시며 놀고 여럿이 모이면 춤추고 노래했다.
그리고 10월 농사 일이 끝나면, 또 다시 이와 같이 논다.”고 나온다. 우리의 춤은 오
랜 역사만큼 다양한 형태로 발전하였고, 유연하면서도 자유로운 개성을 강조한 것
이 특징이다.
국악으로 연주하는 우리의 춤은 서양 음악과 춤에 비유하면 차이는 있지만 한국인
고유의 흥과 정에 잘 어울린다. 먼 옛날부터 인간이 춤에 담았던 소망, 즉 바람처럼
가볍게 움직이며 날고 싶은 마음, 자유롭게 살고자 하는 마음이 국악과 함께 춤으로
표현했고 관객은 추임새와 더불어 흥을 느낀다.
이런 예술인들 덕분에 공연장에 온 청중은 스트레스를 풀 수 있고 행복해하고 또 공
연을 기다리게 된다. 공연을 본 사람들이 건강하고 행복해진다면 그만큼 예술의 가
치는 올라간다.
요즘처럼 바쁘게 사는 시대, 갖가지 경쟁 속에 사는 우리에게 여유는 무엇보다 절실
하다. 우리는 여유를 갖기 위해 실력이든 경륜이든 내공을 쌓아야 하는데 국악과 함
께 내공을 쌓아보자.
어느 분야든 힘들지 않고 쉬운 것만 있는 곳은 없으며, 특히 예술가가 되기 위해서는
끊임없는 연습과 훈련이 필요하며 좌절하지 말고, 긍정적 사고방식으로 노력해야한
다.
예술은 건강하고 행복한 사회 속에서 더욱 빛난다. 정신없이 살아가는 현대인에게
노래와 춤은 ‘비타민 주사약’을 온몸에 투여하는 것처럼 효과가 있다. 아름다운 음악
을 들으며 일을 하면 직장 분위기도 좋아지고 감성이 살아나 업무능률도 오른다.
자신이 하는 일이 잘 안 풀릴 때, 향 좋은 차 한 잔과 흥겨운 우리 가락에 노닐고 장
구채로 난타처럼 두드리듯 스트레스를 풀고 음악을 통하여 위로도 받고 업무의 질
도 높여 보자.
중부매일신문 [오피니언] 아침뜨락 (2015. 04. 06.)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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