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과 잡지 발표

펜팔과 우표 컬렉션

경산2 2015. 9. 14. 10:14

 

        펜팔과 우표 컬렉션

                                                    경산   류 시 호 / 시인 ․ 수필가

 지방에서 중고등학교를 다니며, 학생용 잡지 ‘학원’과 주간지를 통하여 펜팔이란 것을 알
았다. 영어 실력이 부족하면서도 미국의 학생에게 펜팔을 했지만 어쩐 연유였든지 끊어지
고 말았다. 그때는 용돈이 부족하여 항공봉함엽서를 구입하는 것도 부담이 된 적이 있다.

  군복무 시절, 같은 부대에 근무하던 대학동창 K와 단양8경으로 여행을 갔다가, 서울에서
직장을 다니며 단양의 친지에게 놀러온 지금의 아내 J를 만났다. 부대로 귀대한 후 J에게
부지런히 문학적인 편지를 보내며 자신을 소개하였는데, 중고등 시절 미국으로 펜팔을 시
작한 스토리가 여기에서 결실을 맺었다.

그 당시 군인이라 편지를 검열 받아 보내야하는 수모와 수많은 편지지, 우표 값도 수월치
않았던 것 같다. 초등시절부터 글쓰기를 했지만 군대시절 연애편지 겸 문학편지는 필력
(筆力) 키우기에 도움이 되었다.

  초등학교에 다닐 때, 친구의 아버지가 시골 우체국장을 했다. 그 친구는 가끔씩 새로 나
온 우표를 갖고 와서 자랑을 했다. 그 시절 내게는 우표가 필요하지 않았고, 우표를 살 용
돈도 없어서 그 친구를 부러워만했다.

중고등학교 시절 학생잡지에서 우표 모으기가 유행했지만 남의 일 인줄 알았다. 대학을 졸
업하고 자동차연구소에 근무하며, 자료실로 오는 국내와 해외의 각종 간행물과 기술 자료
에 국내 우표와 해외 우표를 발견하고 수집을 시작했다.

  그리고 가끔씩 우체국에 가서 기념우표도 구입하며 30년 이상을 모았다. 우표를 채집하
려면 편지봉투의 우표를 조심해서 뜯고 물에 불려서, 헌 신문지위에 풀질을 안 한 쪽으로
말려 다리미로 다렸다.

이렇게 한국 우표와 해외우표의 컬렉션(collection)을 시작하여 우표 컬렉터(Collector)가
되었다. 컬렉터는 회화(繪畵) ·조각 등의 미술품 또는 우표 ·화폐 ·서적 ·골동품 기타 취미품
등을 수집하는 좋은 취미이다.

사람마다 미술관 ·박물관 ·고고관(考古館)과 민속예술관, 갤러리 등을 통하여 취미나 직업
으로 컬렉션을 하고, 수집품도 돌 ·조개껍데기 ·라벨 등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하다. 때때로
컬렉터들이 큰돈을 번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우표에는 꽃, 곤충, 인물, 체육행사, 경제발전, 민속, 역사 등을 알 수가 있고, 외국 우표
에는 각 나라의 다양한 문화를 볼 수 있다. 이렇게 수집한 2권(국내, 해외)의 우표 집은 아
들들이 학교에 다닐 때 학습 자료로 사용했고, 꽃, 곤충, 인물, 경제발전, 역사 등의 교육
에도 활용했다.

대기업 명퇴 후, 교사임용고시로 교육공무원이 되어, 한국 우표 집과 해외우표 집을 가끔
씩 교실에 가져가서 우표 컬렉터의 좋은 점을 아이들에게 이야기 해주었다. 중년이 지난
지금 펜팔과 우표 컬렉션을 생각하면 미소가 머금어진다.

펜팔로 시작한 글쓰기 덕분에 지금의 아내와 결혼도 했고 작가가 되었으며, 우체국장 아
들과의 인연으로 직장을 다니면서 우표 컬렉터가 되었다. 우표 컬렉션 취미덕분에 아들교
육에도 활용했고, 교사로 근무하면서 우리 반 아이들에게도 우표 수집의 좋은 습관을 지
도했다.

이제는 2권의 우표 집을 자라고 있는 손주들에게 전달하려고 한다. 전자우편(이메일) 때
문에 종이편지가 많이 줄었지만 필자는 좋은 추억을 간직하고 산다.

        월간 우표 (통권 584호) 2014년 9월호 / 미래창조과학부 우정사업본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