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사카 성(城)과 도톤보리
류시호 시인 수필가
오랜만에 일본 오사카를 갔는데 이 도시는 일본 중부의 해안 상업도시로 한국 교포가 제일 많이
살고 있다. 일본인들이 말하기를 이웃에 있는 교토는 입다 망하고, 고베는 신다 망하고, 오사카는
먹다 망한다는 구이다오레(食い倒れ)라는 말을 한다.
어느 나라나 입고 먹고 마시는 게 중요하나보다. 오사카가 상업도시로 활발하게 꽃 피게 된 데에는
도요토미 히데요시(豊臣秀吉)의 역할이 크다. 우리에게는 임진왜란의 주범으로 미움 받는 인물이지
만, 이 도시에서는 거의 신으로 추앙받고 있다.
히데요시는 천황이 있는 교토로 집중되어있던 경제력을 오사카로 가져 오기로 마음먹고, 전국의
유명하다는 상인들을 모두 불러들였다. 상인들은 도요토미가 마련해준 성 아래 동네, 추오구 혼마
치도오리 지역으로 이주했고, 운하를 물류에 이용하는 지리적 조건 덕분에 상인들은 그곳에서 전국
의 시장을 좌지우지할 수 있었다.
여러 해 전에 구마모토 성을 간 적이 있다. 오사카 성은 구마모트 성보다 규모가 작았다. 오사카 성
의 축성공사는 도요토미 히데요시에게 충성을 맹서한 30여명의 다이묘(大名)들 도움으로 2년 만에
완성되었다.
다이묘는 일본에서 헤이안 시대에 등장하여 19세기 말까지 각 지방의 영토를 다스리고 권력을 행사
했던 유력자를 지칭하는 말이다. 히데요시는 젊은 시절 바늘장사를 하며 각 지역을 돌며 정보를 수집
했고, 이름도 몇 번이나 바꾸었다고 한다.
그는 오다 노부나가를 섬기다가 노부나가가 죽자 도쿠가와 이에야스(德川家康) 등 각 지역의 다이묘
들을 굴복시켜 일본 국내통일을 달성했다. 1592년 조선과 7년간 전쟁을 했지만 패배했고 후시미 성
에서 숨을 거두었다.
오사카 성 옆에 히데요시 신사가 있는데 일본인들은 신사를 좋아해 전국에 800만개나 있고 사찰(寺刹)
보다 신에 의지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 오사카에는 일본 전역에서 인기를 얻는 음식이자 간식인 오
코노미야키(빈대떡 또는 부침개)와 다코야키를 파는 곳이 많다.
오코노미야키는 크게 오사가풍과 히로시마풍으로 구분한다. 오사가풍은 반죽에 재료를 섞어서 굽는 방
식이며 히로시마풍은 반죽에 재료를 쌓는 방식인데, 오래 전 히로시마에 출장을 자주 가서 여러 번 먹었
던 기억이 난다.
우리 일행들은 도톰보리에서 스시, 오코노미야키, 라멘, 만두 등을 먹고, 일본을 여행하며 사케, 홍게, 찹
쌀떡, 두부요리, 에비스맥주, 산토리맥주, 기린맥주 등도 마셔 보았다. 이번 여행 중 도톤보리에서 '돈보
리 리버 크루즈'를 타고 운하의 즐거움을 가졌다.
운하는 오래 전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 타보고, 이탈리아 베니스에서 타 본적이 있지만, 번화가 중심
에서 배를 타니 양쪽 거리 상점들 보는 기쁨도 있었다. 일본을 여행하며 온천에서 숙박하고 대나무 숲
치쿠린도 가보았으며, 나라로 이동하여 동대사도 가보았다.
우리나라 부산은 오사카 보다 훨씬 조건이 좋다. 오사카 도톤보리를 여행하며 생각나는 것은 부산의 자
갈치 시장과 해운대이다. 앞으로 부산을 아름다운 스토리를 더욱 많이 입히고 홍보하여, 해외 관광객들이
다시 찾는 한국의 명소가 되었으면 한다.
중부매일신문 [아침뜨락] (2017.05.11) 발표
'여행과 산행 > 국내 해외여행 및 산행 후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속초 시립박물관 여행과 화암사 여행(대학 기숙사 선후배들과) (0) | 2017.06.18 |
---|---|
천리포 수목원과 해미읍성 (0) | 2017.06.11 |
곤지암 화담숲과 여주 황학산 수목원 (고교 동기 초원회) (0) | 2017.05.28 |
[스크랩] (수필) 차(茶)와 모래언덕 그리고 수목원 / 류시호 작가 (0) | 2017.05.22 |
장미축제 (중랑구 중랑천) (0) | 2017.05.2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