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리포수목원과 해미읍성
류 시 호 / 시인 수필가
얼마 전, 유니카 코리아(UNICA KOREA, 장찬주 명예회장)가 주관하는 천리포 수목원과 해미읍성 문학여행
을 인사동 예술가들과 함께 갔다. 천리포 수목원은 몇 년 전 다녀왔지만 유니카 회원들과 인사동 예술가들
이 함께 여행을 하며 시낭송회도 하고, 자기의 재능을 보여주어 분위기가 참 좋았다.
유니카는 비상업세계영화인연맹으로 UNESCO 국제 영화 TV위원회의 국제영화기구로, 영화제작과 문화 교
류를 지원하기 위해 80여 년 전 조직되었다. 현재 영국,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러시아 등 40여개의 회원국
이 있다.
한국은 15년 전에 장찬주 박사가 주도하여 가입하고, 2006년 제68회 유니카 세계영화제와 유니카 총회를
한국으로 유치해 성공적으로 개최했었다. 우리가 탄 버스가 서산시 해미읍성에 도착했다. 해미읍성은 고창
읍성, 낙안읍성과 함께 남아 있는 조선시대의 대표적인 읍성으로 몇 년 전에 다녀온 낙안읍성과 함께 유명
하다.
고운 계절 읍성에 도착하니 국악공연을 하고 있었다. 우리 인사동 예술가 몇 명이 주최 측 허락을 받고 시
낭송과 재능을 보여줘 관광객들에게 박수를 받았다. 녹음이 짙어가는 계절, 서산을 여행하며 해미읍성의
초록색 잔디밭에 앉아 하늘에 눈을 맞추고 아름답게 구름이 퍼져 가는 것을 보며 합창을 하고 자연의 아름
다움도 느꼈다.
이어서 천리포 바닷가에 위치한 수목원에 갔다. 이곳은 아시아에서 최초, 세계에서 열두 번째로 세계수목
원협회에서 인증 받은 수목원으로, 40여 년 전, 민병갈(귀화한 미국인)님이 설립하였다. 천리포 바다를 보
며 몇 명이 시낭송을 하자고 하여 바다를 배경으로 필자는 ‘정동진행 야간열차(류시호 시)’를 낭송하였다.
유튜브를 만들고 보니 소나무 숲과 바다, 음악 배경이 잘 어우러진 것 같다. 아름다운 계절 덕분에 천리포
수목원 정원이 한 폭의 그림 같았고 인사동 예술가들은 호수주변에 모여서 끼를 발산했다. 프랑스에 유학
한 화가 L은 특유의 시와 삶을 노래하는 퍼포먼스를, 웃음치료사 P는 장타령으로, 시낭송가 L과 S 등은 시
낭송 후 조영남의 ‘모란동백’을 합창하자고 하여 모두들 신명나게 노래했다.
수목원의 푸르름이 짙어가는 나무들과 꽃향기에 취하고 보니 문득 시심(詩心)이 발동한다. ‘꽃잎과 꽃잎
사이가 천리라고 말하는 순간, 바람이 내 발등에 와서 넘어지며 천리포 바다바람에게 안부를 물었다. 바람
이 서해바다의 파도를 데리고 와서, 수목원 호수의 곱게 핀 수련 꽃 사이로 내려 앉아 바다향기를 가득 풀
어놓았다.’
천리포 바다와 수목원이 시를 낭송하게 만든다. 유니카 회원들과 인사동 예술가들이 문학, 시낭송, 친교
여행을 함께하니 모두들 삶에 만족감을 느끼게 하는 것 같다. 인사동에서 문학과 예술이라는 인연으로
만나 회원들의 그림전이나 꽃전시회, 출판기념회, 각종문학회에서 함께 예술 활동을 하며 아름다운 삶을
이어가고 있다.
이런 활동을 통해 내적으로 성장하고, 또 여행을 통하여 서로를 소중하게 생각하며 즐거움을 느끼고 있다.
인간은 혼자서 느끼는 기쁨은 반쪽에 지나지 않지만 여러 사람들과 함께하면 풍요로워진다. 해미읍성과
천리포 수목원을 여행하며 예술가들과 인연을 맺는 것은, 또 다른 삶을 터득하는 것으로 매일매일 마주하
는 수많은 인연들에게 감사하며 살아야겠다.
문인과 문학 (창간호) 2017. 12월(회장 정성수 시인)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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