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산 개심사(開心寺)와 백제문화
류 시 호 / 시인 수필가
얼마 전, 대학 졸업동기들과 충남 서산의 가야산 줄기 상왕산 개심사(開心寺)를 갔다. 수덕사의 말사인 개심사는
1천4백여 년 전 백제의 의자왕 때 혜감국사가 창건했다. 이 절에는 보물로 지정된 대웅전과 영산회괘불탱화, 목
조아미타여래좌상이 있고, 충남문화재인 명부전(冥府殿) 등이 있다.
천 년 고찰(古刹) 개심사는 다듬지 않고 생긴 그대로의 나무를 기둥으로 사용하여 건물들이 천 년을 버틴 중후함
과 그윽한 운치를 더한다. 이 절은 국내에서 벚꽃이 가장 늦게 피어나는 곳으로도 알려져 있다. 다른 지역의 벚꽃
이 다지고, 뒤늦게 피어나는데 전국에서 유일하게 청 벚꽃이 핀다.
푸르스름한 빛이 감도는 청 벚꽃은 꽃송이도 유난히 커서 탐스럽기 그지없다. 이 절의 특징으로 명부전이 있는데,
나무로 만든 지장보살상을 중심으로 흙으로 빚어 채색한 명부 십대왕이 있고 제5 염라대왕도 있다. 명부전은 저승
세계를 상징하며 죽은 이의 넋을 인도하여 극락왕생하도록 기원하는 전각이다.
그동안 졸업동기들은 당진에 있는 한국 최초의 가톨릭 사제인 김대건 신부가 태어난 솔뫼성지와 후백제의 견훤이
유폐되었던 김제의 금산사, 정읍의 내장사 등 백제지역 문화활동을 통하여 우애를 다져왔다. 백제는 불교문화 덕분
에 일찍이 문화강국이 되었다.
서기 384년 백제에 불교가 전래되면서 영광군 법성포에 백제최초의 사찰 불갑사를 세웠다기에 오래 전 가보았다.
그리고 백제의 유적인 나주시 정촌 고분에서 발굴된 백제의 금동신발에서는 연꽃무늬와 도깨비 얼굴이 새겨져있
어 우수한 금속기술을 확인할 수 있었다.
재작년 공주의 무열왕릉에서 왕과 왕비의 금 휘장 2개와 왕의 금 귀걸이, 왕비의 유리구슬 귀걸이를 보았다. 그런
데 왕의 귀걸이, 왕비의 유리구슬, 왕의 목걸이가 세련되게 만든 것을 확인한 후, 1천5백 년 전 백제의 공예기술에
찬탄(讚歎)의 박수가 저절로 나왔다.
백제의 아비지는 신라 경주의 황룡사 9층 목탑을 백제의 석공 아사달은 불국사의 석가탑을 쌓았다. 백제의 솜씨는
최고로 신라와 일본 등에 기술과 문화를 전수했다. 오래전, 교토(京都)에 오래 머물면서 백제의 문화와 기술이 전
파된 교토와 나라지역 문화재를 살펴 본적이 있다.
일본에 논어와 천자문을 가르친 백제 왕인박사는 일본 문화의 시조로 숭앙(崇仰)받고, 서기612년 백제인 미마지
가 전수한 기악무(백제기악)는 일본 가면무와 궁정음악 등 고대 음악발전에 기여하여 일본 고등학교 교과서 한국
사에 수록돼 있다.
서산의 개심사를 방문하고 생각해보니, 백제시대에 불교문화가 국가발전에 지대한 큰 역할을 하였음을 다시 한 번
느낀다. 교사시절 국립중앙박물관 연수를 통하여 백제문화를 배우고, 퇴직 후 공무원문학협회의 문화탐방을 통하
여 공주와 부여, 서산, 전주 등을 여러 차례 둘러보니 신라, 고구려, 백제 중 백제문화가 제일 앞서 갔음을 느꼈다.
우리 모두 백제금동대항로, 무열왕릉, 익산의 미륵사지 등 백제 문화재를 잘 보호하고, 이런 문화기술 솜씨로 좋은
제품을 만들어 세계인들에게 우리의 상품들이 더욱 사랑받아야겠다. 그리고 우리 모두 자랑스러운 5천년 역사의
대한민국을 잘 가꾸면서 살자.
향촌문학 제28집 (2017. 12. 01)향촌문학회(회장 정성수 시인)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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