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활동과 세상 이야기

(초대작가) 한양문학 (제 3호)겨울호 2017. 12월발행(회장 송현채 대행) / 류시호 작가

경산2 2018. 1. 7. 17:03




    (수필) 아름다운 가정을 만들자

                                        류 시 호 / 시인 수필가

최근 문학회 행사에서 ‘머무르고 싶었던 순간들’의 저자 박계형 소설가를 만났다. 이 책은 필자가 학창시절

밤새워 읽던 소설로 많은 사람들이 읽었고, 줄거리는 자궁암으로 죽어가는 32세 여인의 순애보적인 삶을

그린 책으로 50년 전 40만부 이상 판매된 베스트셀러였다.


그동안 박계형 작가의 소식이 궁금하던 차 문학행사에서 만나 오랜 시간 이야기를 나누었다.  대학을 다닐 때

시인 박목월 교수와 소설가 손장순 교수 그리고 평론가 백철 교수의 강의를 들었지만, 그때는 시나 소설 쓰기

에 관심이 없었고 읽는 것만 좋아했다.


그런데 요즘 문학 행사에 자주 다니다 보니 중견 시인, 소설가, 수필가들의 특강도 듣고 대화를 하다 보니,

새삼 문학계의 중진작가들과 교류가 즐겁고 글쓰기에도 힘이 생긴다. 얼마 전, 톨스토이가 ‘레미제라블’ 이후

최고의 프랑스 문학이라고 칭송한 바 있는 세계 최고의 단편 소설 기 드 모파상의 소설 ‘여자의 일생’을 영화

로 보았다.


19세기 프랑스 노르망디를 배경으로 인생의 달콤한 행복을 꿈꿨던 귀족 여성 잔느는 생각지 못한 삶의 사건

들을 겪으며 인생과 사랑, 그리고 행복의 의미를 찾아간다. 그녀는 부유하고 화목한 집안에서 자란 후 가난한

청년 줄리앙과 결혼했다.


어느 날, 남편이 그녀의 하녀와 바람을 피운 사실이 밝혀지고, 외도를 용서해야 한다는 주변의 압력 속에 잔

느는 아들을 낳는다. 그럼에도 뉘우치지 않고 남편 줄리앙은 이웃 백작부인과 또다시 불륜관계에 빠졌으며,

유일한 혈육인 아들마저 엄마를 속이는 거짓으로 그녀의 삶이 점점 구렁에 빠진다.

불의의 사건으로 남편을 잃은 후, 잔느의 유일한 기쁨이었던 아들마저 집을 떠나 끊임없이 사업 자금을 요

구해오자, 그녀는 정신적, 물질적으로 피폐한 삶을 살았다. 여자의 일생은 모파상의 스승 귀스타브 플로베

르 작품 ‘마담 보바리’와 더불어 여성을 통해 보편적인 삶의 모습을 그린 대표작으로 꼽힌다. 마담 보바리가

중산층의 진부한 일상을 강조했다면, 여자의 일생은 태생적 불행을 강조했다.


스승과 제자는 둘 다 비관주의자들이고 인간은 운명적으로 불행한 삶을 타고났다고 믿었다.  필자가 평론가

백철 교수의 ‘작가작품론’ 강의를 들으면서 최인호 작가의 ‘별들의 고향’에 대하여 연구 한 적이 있다. 45년

전 조선일보에 연재된 그의 소설 별들의 고향은 100만 부 이상 팔리는 인기를 누리며 호스티스 문학을 선

도했다.


머무르고 싶었던 순간들과 여자의 일생, 그리고 별들의 고향 모두다 남녀 간 사랑의 이야기다. 그리고 그리스

신화나 로마신화, 단군신화에도 남자와 여자의 사랑으로 시작된다. 그런데 시인이나 수필가도 중요하지만 소

설가는 가공의 인물을 통하여 자신의 생각과 사상을 전달하기에 소설가를 중요하게 생각한다.


소설을 쓴다는 것은 문학 중 아주 고단한 작업이기 때문이다. 요즘 사람들은 책을 읽기보다 드라마나 영화, 인

터넷으로 검색하여 짧게 지식을 주입하고 생각을 하기에 사고력이 짧은 것 같다. 요즘 우리나라의 대학 입학

시험이나 수석졸업, 공무원시험과 교사임용시험 등 여자들이 남자보다 앞설 때가 많다.


그러나 한쪽만 잘 나가고 돋보이면 교만해지고, 남녀가 만나 사랑을 하고 가정을 꾸리려면 서로 협조하고 화합

을 해야만 가능하다. 그런데 인터넷과 SNS 등을 통하여 쉽게 만나고 금방 헤어지는 젊은이들이 많고, 부부간

에도 바깥의 사랑 때문 이혼하는 경우를 가끔씩 본다.


남자와 여자가 사랑으로 만나 행복을 꽃피우는 것이 인생의 즐거운 삶이라고 목표를 세우자. 한편, 사랑을 아름

답게 유지하는 데는 부부 서로가 간사(奸邪)함을 버리고 절제할 줄도 알아야 한다. 사랑이 오는 것은 남자가 먼

저 알고, 사랑이 가는 것은 여자가 먼저 안다고 하는데 우리 모두 아름다운 가정을 이루고 살려면 자신의 위치를

잘 지켜야겠다.


그리고 사랑이란 잠시 달콤하고 기쁘지만 가정을 이루고 긴 세월을 함께 산다는 것은 고뇌와 계약을 맺는 것으로

서로 양보하며 살아야 한다. 괴테는 ‘20대의 사랑은 환상이고, 30대의 사랑은 변덕이며, 40대에 전정한 플로토

닉 사랑을 알게 된다.’ 고 했다.


우리 모두 40이 넘을 때까지 부부간의 정을 잘 유지하도록 노력하자. 그런데 철학자 김형석 교수는 남자가 80이

넘어야 여자를 여자로 안 본다니, 남자들은 항시 유혹에 빠지지 않도록 노력하고 자신을 제어할 줄 알아야겠다.

 

머무르고 싶었던 순간들과 여자의 일생에 대한 책과 영화를 보고 생각해보니, 부부란 3개월 동안 사랑하고, 3년

동안 싸우고, 30년 동안 참아야 한다는 말에 공감한다. 그래서 좋은 결혼은 눈먼 아내와 귀먹은 남편이 만나는

것이 가장 행복 하다고 하는가 보다.


서로 모르면 편하기 때문이다. 어느 집이나 차이는 있겠지만 부부간의 삶에서 기쁨의 순간보다는 슬픔과 고통의

시간이 더 길 것이다. 가정의 달을 맞이하여, 우리 모두 사랑을 아름답게 오래토록 유지하기 위해서, 절제하며 양

보하고 아름다운 가정을 만들어 보자. 그리고 모파상의 ‘인생은 생각만큼 행복하지도 불행하지도 않다’는 명언도

생각해보면서 ---.

          한양문학 (제 3호)겨울호  2017. 12월발행 (회장 송현채 대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