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주의 송성가무 쇼와 서호(西湖)
류 시 호 / 시인 수필가
상하이에서 남쪽지방 항주를 가려고 관광버스를 탔다. 고속도로 위에는 차들이 많았지만 도로가
평평하지 않고 땜질 한곳이 많아 빨리 달리질 못하여 3시간정도 걸렸다. 그러나 버스 차창으로
바라보는 항주행 고속도로는 평온하고 조용했다.
이곳은 고온다습한 지역이라 스쳐가는 집들은 거의 다 2층 집이고 1층은 창고로 2층에서 숙식을
한다고 한다. 중국 절강성의 성도 항주시는 2천2백 년 전 진나라 때 건립되었으며 중국 7대 고
도(古都)중 하나이다.
그리고 이곳은 오월국(吳越國)의 수도로 오월문화의 발원지이고, 실크와 녹차의 최고급품으로
알려진 용정차(龍井茶) 덕분에 차 문화가 발달했다. 중국의 강남지역 절강성 인근에는 삼국시
대 조조, 유비, 손권의 오나라,
춘추 전국시대 월나라 등의 활동지역으로 오월동주, 와신상담 등 친숙한 고사성어가 생각난다.
항주는 12세기 초부터 1276년 몽골이 침입하기 전까지 남송(南宋)의 수도였고, 북쪽의 여진족
이 세운 금(金)나라가 중국의 중앙을 차지하고 있었기 때문에
항주는 중국 문화의 중심지로서의 역할을 했다. 그런데 항주에는 남송 시절 금나라와 전투에서
가장 용감하고 잘 싸운 악비 장군이 있다. 그를 칭송하는 내용이 ‘송성천고정(宋城千古情)쇼’
에 나온다.
이 쇼는 4막으로 1시간 정도 공연을 하고 중국인 선조들의 고난과 역경, 송나라 황궁의 찬란했
던 역사, 인도, 서역의 춤, 아리랑 춤 등과 악비 군사들의 비참한 최후 등이 나온다. 항주는
중국 원나라 때 이탈리아 여행가 ‘
동방견문록’을 쓴 마르크 폴로가 이곳에 들렸다가‘항주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도시라고 칭
송하였다.’고 한다. 그래서 하늘에는 천당이 있고, 땅에는 항주와 소주가 있다고 하나보다. 송성
천고정 쇼를 본 후 항주 서쪽에 자리 잡은 서호(西湖) 호수를 갔다.
서호는 독특한 아름다움을 지니고 있어 계절마다 새롭게 느껴지는 곳이다. 이 호수는 역대 많은
문인들의 사랑을 받아왔던 곳으로 백낙천과 소동파가 즐겨 시를 읊었던 곳이기도 하다. ‘물빛이
빛나고 맑으니 마침 좋고/
비 오는 모습과 어우러진 산색이 또한 기이 하네/ 서호를 서시에게 비교한다면/ 옅은 화장이나
짙은 화장이나 다 아름답다/’ 이 시는 소동파가 서호의 아름다움을 노래한 ‘음호상일초청후
우’라는 시이다.
항주를 여행하며 생각나는 것은 G-20을 개최하고, 남송과 금나라의 전쟁, 송성천고정 쇼, 마르크
폴로의 동방견문록, 서호와 소동파 등 국제적인 교류이다. 고준환 경기대 명예교수의‘고주몽 성
제에서 광개토 대제까지’책을 보면,
불교가 한반도에 2천 년 전 유입된 것은 김수로왕의 부인 허황옥과 오빠 장유화상이 가져온 파사
석탑(婆娑石塔)을 통해 알 수 있다고 한다. 이렇게 수천 년 전부터 전쟁과 결혼을 통한 새로운
문화가 교류되었다.
국제화 시대 우리의 K팝 등 한류문화를 세계의 모든 나라가 부러워한다. 아시아 대륙의 중심 중국
을 견제하면서 경제협력을 하는 것이 우리의 나아갈 길이다. 고사성어‘상대를 알고 나를 알아야
한다.’는 말은 요즘처럼 무역전쟁시대 상대편의 약점과 강점을 충분히 알고,
상대방과 싸워야 우리나라가 살아남을 수 있다는 지피지기(知彼知己 )가 자꾸 생각난다.
중부매일신문 [오피니언] 아침뜨락 (2019. 01. 10.)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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