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대한 성인을 우연히 만난다는 이야기는 영웅 일대기에 꼭 등장한다. 태조 왕건과 희랑대사의 만남이
바로 이런 운명적이고 결정적인 만남이었다. 희랑대사는 후삼국시대 수세에 몰린 왕건을 도왔으며, 이
후에 왕의 스승이 되었다.
고려 왕실은 최대의 미술 후원자로, 왕실의 주도하에 회화 · 금속공예품 · 나전칠기 · 자기 등 최고급 소
재로 새로운 차원의 물질문화가 창조되었다. 특히 10세기경 고려는 중국을 제외한 어떤 나라에서도 만
들지 못했던 자기 제작에 성공하고 뛰어난 결과물을 얻어냈다.
고려는 세계 최초로 금속활자를 만들어낼 만큼 오랜 출판의 역사를 가지고 있다. 중세 유럽 기독교 수도
원의 수도사의 일과가 성경을 베껴 쓰는 일과 기도로 이루어졌듯이, 고려의 승려도 경전을 직접 베껴 쓰
며 사경을 제작했다.
고려의 미술은 도전의 역사다. 자연에서 얻은 다양한 재료와 이를 가공할 수 있는 기술은 10세기에서 14
세기에 이르는 시기, 동북아시아가 이룬 공통적인 성취이다. 뛰어난 기술을 지녔다면 외국인 장인이어도
국가가 주도하는 공장에 소속되어 일할 수 있었던 포용적 기반에서 고려의 찬란한 미술이 꽃필 수 있었다.
빈 공간이 거의 없이 꽃과 봉황 무늬가 가득 채워진 작은 병과 붉은 빛이 가득한 청자는 고려가 이룬 예술
성의 정점을 보여준다. 고려가 세계 최초로 발명한 금속활자는 놀라운 창안이자 새로운 도전이었다. 무수
한 실험과 기술적 시도 속에서 문화는 더욱 풍부해지고 개성 넘치는 또 하나의 전성기를 이루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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