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각장애인과 아름다운 글쓰기
류 시 호 / 시인 수필가
그동안 학생과 일반인 상대 글쓰기를 오랜 기간 지속해왔다. 그런데 최근에 S 시각장애인
복지관에서 장애인을 위한 아름다운 수필 쓰기 지도 의뢰가 왔다. 장애인 대상 문학 강좌
는 처음이라 복지관 담당 복지사와 사전 준비를 위한 자료제작에 공을 많이 들였다.
복지관에서는 시각장애인들을 위하여 점자로 번역하고, 큰 글씨로 교재를 만들고, 음성
파일 교재 등 3가지를 만들어 개인마다 특성에 맞게 제공을 해서 수강생을 선정했다. 2개
월간 문학 강좌를 하면서,
교육공무원으로 국가에서 받은 혜택을 장애인들 지도를 위하여 정성을 쏟았다. 강의하는
동안 힘들었던 것은 강사가 교재를 모두 읽어주고, 설명도 하니 상당히 고단하고 힘들었
지만, 문학을 토론하고 함께한 보람에 재능봉사의 기쁨도 누렸다.
그런데 수강생 모두가 선천적인 장애보다 후천적인 장애를 얻었다는 것에 가슴이 아프고
어려움을 딛고 사회생활을 하는 것을 보고, 평범한 사람들이 열심히 살아가지 못하고 비
뚤어진 생각이나 자살까지 하는 것을 보면 참 안타까운 생각도 들었다.
그동안 필자와 같이 문학 공부를 한 사람 중 4주 이상 강의에 참석하면 ‘비둘기 창작
사랑방’ 문하생으로 등록하고, 문학과 예술인 단체 한국문학예술인협회(대표 류시호)의
회원으로 활동할 수 있다.
그래서 이번에 수료한 분들도 창작 사랑방에 합류했다. 특히 아름다운 자전적 수필을 쓰
자는 목표에 모두 그동안 살아온 스토리를 주제로 글을 썼다. 그런데 개인별 수필 첨삭지
도에 애로 사항도 많았지만,
어려운 역경을 이겨내고 정상인들과 같은 생각과 생활을 하고 있어 곁에서 보는 필자도
안심이 되었다. 이분들의 글을 첨삭하면서 무엇을 도와줄까 생각을 해보았다. A 수강생
은 남편과 아들 행동이 닮았고, 딸과 내가 닮았다.
아빠 엄마가 말다툼하면 딸은 늘 엄마의 말이 옳다는 것을 알아주고, 아들은 아빠 편을
든다며 긍정적으로 살아가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B는 그동안 노래교실, 국악 마당 교실
의 음악을 통해서 마음을 치료했다.
앞으로도 성인가요나 국악은 허탈한 가슴 속을 채워주는 좋은 벗이 되어줄 것 같다고 했
다. C는 약대 졸업 후 기업체에 근무하며 회사에서 비즈니스 차 중국에서 가짜 양주를
마시고 실명을 한 경우다.
지금은 성악을 배워 단독 독주회도 열었고, 음악에 심취하여 살고 있다. D는 어느 날은
안과로, 다른 날은 심장내과로, 그리고 신경과로 여러 곳을 전전했는데, 남편은 짜증 한
번 안 내고 내 곁에 있어 주어 감사하다고 했다.
그런데 E는 공대를 졸업하고 사업을 하다가 사고를 당해 장애인이 되었다. 견디기 힘들
었던 건 세상의 편견과 따가운 시선으로 내 인생의 모든 행복을 내려놓아야만 했다는 것
이다.
시각장애인 글쓰기지도를 하며 많은 것을 느꼈는데, 누구나 갑자기 사고나 병으로 장애
인이 될 수 있음을 다시 한번 알게 되었다. 이번 글쓰기지도를 하며 필자도 인생은 바람
같다는 것임을 느끼고 자신의 삶을 펼쳐보았다.
힘들고 답답할 때 수필의 매력을 이해하고, 한편의 글을 마무리하면, 수채화 한 폭을 그
린 것과 같고 아름다운 음악을 감상하듯 행복해질 수 있다. 장애를 잘 이겨내고 평범하
게 살아가고 있는 분들을 생각하면,
우리 모두 건강할 때 몸 관리 잘 하고 베풀고 살아야겠다고 다짐을 해본다.
중부매일신문 [오피니언] 아침뜨락 (2019. 11. 28)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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