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로(歸路)의 창(窓)
류 시 호/ 시인 수필가
하루의 지친 마음
차창에 젖어오면
문풍지에 갸웃하는
차가운 바람에 실어 보내고
코끝에 맴도는
낙엽은
고향집 향해 날려 보내자.
동구 밖 돌아서며
하양 우옵시던 얼굴
기적소리에 착잡함을 달래던
눈물로 얼룩진 기억들
공장 기계 소리의
가쁜 생활 속에
도회지의 밤이 내리면
까만 공간 속 그리움이 남는다.
시골집 석류 빨갛게 익고
텃밭 푸성귀에 밤이 스미면
서울로 떠난 자식 생각에
긴-동지야를 밤새운
당신의 마음을 새기며
엷은 봉투 속
가득히 채운 기억을 띄어도
돌아갈 수 없는 귀로(歸路)의 창(窓)
샘터문학 제9호 감성 시집 2020. 05. 30.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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