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겨울에 듣는 낭만 클래식
류 시 호 / 시인 ․ 수필가
얼마 전 세종문화회관 대공연장의 ‘겨울소리 낭만 클래식’ 음악회에 참석했다. 장윤성이 지휘하는 60인조 ‘군포 프라임필하모닉 오케스트라’
단원들을 보니 세상살이에 찌든 스트레스가 풀리는 것 같았다. 1부 첫 곡 ‘루슬란과 루드밀라 서곡’은 러시아 근대음악의 시조로 불리는 글린
카의 곡으로 화려하게 휘몰아치는 관악기와 현악기의 현란한 연주로 박진감 넘치게 시작을 했다. 그러다가 후반부에서 러시아 민요조로 바뀌
어 음악이 흐르다 화려하게 마무리 하는 관현악의 향연이었다.
두 번째 연주는 유명한 ‘차이코프스키 피아노 협주곡 1번’을 젊은 피아니스트 선우예권의 힘차고 열정적인 피아노 연주와 오케스트라가 협연
을 했다. 클래식 애호가라면 4대 교향곡 외에 베토벤의 ‘황제’, 차이코프스키의 ‘1번’, 라흐마니노프의 ‘제2번’ 등 3대 피아노 협주곡을 듣기를
원한다. 그런데 이날은 차이코프스키 피아노 협주곡 1번을 감상했다. 많은 분들이 가을에 잘 어울리는 음악으로 베토벤의 비창과 브람스, 그
리고 차이코프스키 음악을 희망하는데 필자는 차이코프스키의 피아노 협주곡 1번을 으뜸으로 꼽는다.
2부의 첫 곡 마스카니 ‘카발레리아 루스티카나(시골의 기사)’ 간주곡은 어느 순박한 농촌마을에서 삼각관계에 의한 치정살인사건을 소재로 한
사실주의(베리스모) 오페라의 걸작 품이다. 이 간주곡은 현악파트와 하프, 오르간이 함께하여 더욱 아름다웠다. 최근 상영된 ‘베테랑’ 영화에
서 열연을 펼친 정웅인과 정만식의 권투 씬 장면에 카발레리아 루스티카나 간주곡 음악이 흐르면서 흥미와 기대감을 한층 드높여주었다. 요즘
은 클래식 명곡이 영화나 드라마에서 관객들의 마음을 사로잡아 흥행에 많은 도움을 준다고 한다.
이어서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중진 성악가 테너 진성원, 바리톤 한규원, 스프라노 강은현, 메조소프라노 박라현이 솔로, 듀엣, 그리고 4부 혼성
으로 ‘입맞춤, 왜 날 울게 하나, 물망초, 돌아오라 소렌토로’ 등 이탈리아 칸초네(canzone)를 열창했다. 마지막으로 ‘오 솔레미오’와 ‘푸니쿨리
푸니쿨라’ 앙코르 송 2곡은 세종문화회관 대공연장 관객들을 환상의 세계로 안내했다.
아름다운 풍경 때문에 ‘나폴리를 보고 죽어라!’ 라는 나폴리로 5년 전 여행을 갔다. 세계 3대 미항의 하나인 나폴리만에는 나폴리, 산타루치아,
쏘렌토 3개의 항구가 있는데, 노래 부르기를 좋아하는 나폴리 어부들이 아름다운 항구이름에 노랫말을 붙여 소리 높여 노래를 불렀다. 그래서
이 고장 민요들이 나폴리 칸초네(칸초네 나폴레타나)라는 독자적인 장르로 형성되었다.
이번 초겨울에 듣는 낭만음악회가 아름다운 추억 쌓기 시간을 만들어주었고 클래식음악의 진한 흔적을 남겼다. 아인슈타인은 ‘성공하려면 열
심히 일하고, 인생을 즐기며 고요히 침묵하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했다.’ 우리 모두 그동안 열심히 일했으니 자신을 들여다볼 시간을 갖고, 음
악이나 영화, 연극 등 예술을 사랑하며 여유를 즐기자.
음악은 어떠한 지혜, 어떠한 철학보다도 정신생활을 높여준다. 좋은 음악은 영혼의 피난처로 태양이 꽃을 물들이듯 인생을 아름답게 물들인
다니, 가끔씩 음악회에 참석 인생을 즐기며 살자.
중부매일신문 [오피니언] 아침뜨락 (2015. 12. 02.) 발표
모짜르트 교향곡 제2번 Symphony No. 2 in B flat Major, KV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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