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활동과 세상 이야기

(시) 가을의 창(窓)가에서 / 류시호 작가

경산2 2017. 8. 26. 06:15




  가을의 창()가에서

 

                      류 시 호 / 시인  수필가

 

하루의 지친 마음

산등성에 묻어두고

긴 여름 보낸 저 들판의

잘 익은 햇곡식을

우마(牛馬)에 듬뿍 싣고서

웃음 짓고 오는 농부

 

동구 밖 돌아서며

이마의 땀 씻는 농부

코스모스 들고 흔드는

옆집 아이 만났을 때

석양의 햇볕마저

피곤함을 잊게 한다.

 

토담 위 감나무 빨갛게 익고

텃밭 푸성귀에 밤이 내리면

서울로 유학 간 아들

취직 소식에

농부의 눈언저리

이슬이 저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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