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활동과 세상 이야기

(에세이) 고흥문학 (제2호) 2018년 10월 발행(발행인 김백경) / 류시호 작가

경산2 2018. 11. 2. 21:17




   보라카이와 가족여행

                                      류 시 호 / 시인 수필가 

 

설날 연휴에 가족 8명을 데리고 보라카이로 여행을 떠났다. 큰아들 부부와 작은 아들부부가 직장 다니며 고생하

기에 손주들과 따뜻한 바다에서 추위도 피하고 여유롭게 쉬도록 자리를 마련했다. 여행은 어디를 가든지 즐거운

것으로 특히 준비하면서도 기분이 좋다.


우리 가족은 그동안 강원도 양양의 바닷가에서 1박, 강원도 영월에서 1박, 그리고 충북 수안보에서 2번이나 1박

을 하면서 가족여행을 다녀와서 서로가 여행분위기를 안다. 이번 가족여행은 해외로는 처음 가는 것이라 어린 손

주 3명이 걱정이었다.


이동 중 간식이나 장거리 비행 중 아플까도 걱정하며 마음이 조마조마 하기도 했다. 어린 아이들 때문에 인천공항

까지 가는 것도, 도착하여 비행기에 탑승하기까지도 어려움이 있었다. 우리가 탈 비행기는 게이트가 100번이 넘

는 곳이라 탑승구로 가기위해,


지하로 내려가 열차를 타고 가서 비행기를 타야했기에 시간에 임박하게 게이트에 도착했다. 그동안 여러 번 인천

공항으로 해외여행을 했지만, 공항 내에서 지하철로 이동은 처음이었다.  비행기 안에서 이륙할 때 큰 손주는 좋

아서 웃고 작은 손주는 울음을 터트려 가족들이 걱정을 했다.


장거리 비행기를 타다보니 작은 손주가 기내 공기가 안 좋아서인지 좁은 곳이 갑갑해서인지 며느리 가슴에 음식

물을 토해서 어려움도 겪었다. 작은 손주가 인천공항 비행기 이륙 때와 보라카이 섬과 가까운 깔리보 공항 하강

때 우는 것을 보고 귀가 아픔을 알게 되었다.


어른들도 귀가 아픈 사람이 있고 어린이가 표현도 잘못하며 울어 며느리가 고생을 했지만, 그 외 시간은 손주 셋

이 비행기 안에서 잘 놀아 다행이었다. 보라카이에 도착하니 세계 3대 화이트비치라는 소문에 많은 사람들이 보

였다. 특히 명절 연휴를 맞이하여 한국인들이 많이 온 것 같다.


숙소인 파라다이스 가든은 넓은 부지에 야자수를 비롯한 다양한 꽃들이 조성되어 조용한 휴식과 레저 스포츠를

즐기기에도 적합하다. 아름다운 정원과 더불어 상쾌한 물줄기를 내뿜는 인공폭포가 마련되어 있는 옥외 수영장

은 인기였다.


전체적으로 안락한 분위기에 우수한 시설로 불편이 없었고 도보로 5분 거리에 화이트비치가 있어 참 편리했다. 호

텔에서 주는 아침은 열대식물이 있는 정원에서 가족 8명이 대화를 나누며 즐겁게 먹었다. 큰 손주와 작은 손주가

호텔 정원을 뛰어다니고 옥외 풀장에서 가족 모두가 물놀이를 하며 행복한 시간을 보냈다.


점심은 보라카이 다운타운 디몰(D-mall)에 갔다. 세계인들이 방문해서인지 맥시코식, 일식, 그리스식, 스페인식,

이탈리아식, 스위스식, 한식 등 여러 나라 음식이 많았다. 이곳저곳을 살피다가 필리핀 음식점에서 닭고기와 돼

지고기로 만든 음식을 주문하니 공장에서 만들었는지 종이에 싼 밥도 나왔다.


손주들도 며느리들도 맛있게 먹어 기분이 좋았다. 자리를 옮겨 후식으로 이곳의 특산물 망고로 만든 망고쉐이크

를 주문하니 가족 모두가 좋아했다. 길거리를 걷다가 이탈리아식 아이스크림 가게에서 모두가 찬성을 하여 젤라

토를 먹기도 했다.


오후에는 바다에서 물놀이도 하고 밀가루 같은 모래로 손주들과 두꺼비 집을 짓고 놀이를 하니 신이 나서 큰 손주

는 이곳에서 살고 싶다고 한다. 다음날은 필리핀 전통선박으로 엔진 없이 바람의 힘으로 움직이는 돛으로만 이동

하는 세일링 보트를 탔다.


그물망에 앉아 바람을 느끼며 보라카이의 에메랄드 빛 바다를 즐겼고 가족 모두가 흥겨워하니 한겨울 열대지방

으로 여행은 잘 온 것 같다. 저녁에는 가족 모두가 방에 모여 맥주와 위스키 그리고 간식을 먹으며 이야기꽃을

피우고 손주들이 즐겁게 노는 것을 보면서 행복함을 만끽했다.


그동안 국내여행을 여러 번 함께하며 가족 간에 사랑을 강조한 게 효과가 있나보다. 부모와 형제는 수족과 같고

처자식은 의복과 같은 것으로 어른이든 아이든 사랑은 삶의 활력이고, 살아가는 이유일 만큼 아름다운 감정이

다. 3대 가족이 함께 여행하고 정이 넘치는 것은 평화와 행복이다.


세상에 아버지들은 어깨 위에 올려놓은 자식이나 손주를 짐으로 여기지 않는다. 팔이 어깻죽지에 달려 있듯이 자

식을 올려놓은 채 살아가는 걸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자녀들은 가족이 함께 있을 때는 소중함을 잊고 살고 있지만,

공부와 취업, 그리고 결혼 때문 떨어져 살거나 부모 중 한분이 세상을 떠나고 나면


그때야 부모의 중요함을 더욱 느끼게 된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각자 자기 둥지에서 살다가 인간관계, 심리적인

문제 등이 생겼을 때, 가족을 찾는데 가족이란 가장 편하고 세상 어느 누구보다 든든한 지지자이기 때문이다. 특

히 어머니는 자식들에게 마음속 따뜻한 열(熱)로 안아주고,


아버지는 투명한 빛으로 밝혀주기에 부모가 오래 곁에 있다면 최고의 유산이다. 이 세상에서 가정의 행복보다 더

중요한 것은 없다. 가정은 대리석으로 된 방바닥과 금을 박아 넣은 벽으로 만들어야만 행복한 것이 아니며, 어느

집이나 사랑이 깃들고 우애가가 있으면 최고의 행복한 가정이다.


가정의 행복을 맛본 사람은 인생의 햇볕을 쬔 사람으로 그 빛으로 아름다운 삶의 꽃을 피울 수 있다. 보라카이

가족여행은 행복했고 가족들과 여행을 무사히 끝내고 귀국하게 되어 감사하고 덕분에 아름다운 미소도 생겼다. 행

복한 가족여행은 중년의 삶에 재충전의 기회도 된다. 우리 모두 새봄을 맞이하여 목련과 라일락처럼 향기롭게 가

족들과 서로 사랑하면서 살자.

                             고흥문학 (제2호) 2018. 10월10일 발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