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 문화 마을학교 시낭송

(연극칼럼) 말괄량이 길들이기(셰익스피어 희극대작) / 류시호 작가

경산2 2019. 7. 21. 19:33




   말괄량이 길들이기

                                         류 시 호 / 시인 수필가

대한민국 배우모델 에이전시(김도연 대표)와 뷰티앤패션(김태후 대표)의 초대로 대학로 문화공간

엘림 홀에서 윌리엄 셰익스피어 희극 <말괄량이 길들이기>연극을 보았다. 이날 주최 측이 각계각

층의 문화계 인사들 80여명을 초대했고,


필자가 대표로 있는 한국문학예술인협회 10여명의 회원들이 함께 참석하였다. 연극 말괄량이 길

들이기는 셰익스피어 5대 희극 중 하나로 <유라시아 셰익스피어 극단> 20여명의 배우들이 명연

기를 펼쳐 스트레스를 확 날려버렸다.


영국 사람들이 ‘셰익스피어를 인도와도 바꾸지 않겠다.’고 할 정도로 셰익스피어는 영국의 자존심

으로 불린다. 영웅 숭배론에 나오는 토머스 칼라일은 인도나 인도인을 폄하하려는 것이 아니라,

단지 경제적 가치(식민지인 인도)보다는 정신적 가치(셰익스피어)가 더 중요하다는 뜻을 강조하려

고 했다.


말괄량이 길들이기의 장소 배경은, 이탈리아 파두아(파도바) 지방의 부자 밥티스타에게 혼기가 찬

두 딸이 있었다. 둘째 딸 비앙카는 상냥하고 온순해 구혼자가 넘쳐나는 반면, 큰딸 캐더리나는 성

격이 거칠고 난폭하여 접근해 오는 남성이 없었다.


아빠 밥티스타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큰딸을 시집보낸 뒤, 작은딸을 결혼시킨다고 비앙

카의 구혼자들에게 선언한다. 비앙카를 사랑하는 호텐쇼와 그레미오는 캐더리나의 짝을 찾아 주기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고,


그러던 중 호텐쇼의 친구인 페트루치오가 이 소식을 듣고 적극적으로 그녀에게 청혼하게 된다. 그

런데 우여곡절 끝에 캐더리나와 결혼한 페트루치오는 그녀보다 더 난폭한 언동으로 말괄량이를 길

들여 간다.


이 연극에 유라시아 셰익스피어 극단의 양형호, 홍정민, 국호, 남유미, 노혜영, 곽래영 등 쟁쟁한

배우들이 출연했다. 캐더리나 역 남유미는 한복 모델로 데뷔했는데 단아하고 고전적인 이미지에서

거칠게 행동하는 역할을 멋지게 소화해내 성공적인 배우가 되었다.


이 극단의 남육현 감독은 셰익스피어의 고전작품을 즐길 때는 “학교 문학수업처럼 고전에만 초점

을 맞추기 보다는 작품에 초점을 맞추면 좋겠다.”고 했다. 주인공 캐더리나는 그 당시 가부장적 사

회가 센 언니로서 앞서갔던 그녀를 시대가 받아들이지 못했을 뿐이다.


그러나 지금의 여성관이나 결혼관으로 보면 자기주관이 뚜렷하면서 사랑하는 상대에게 눈치껏 져

줄줄 아는 멋진 여성이다. 특히 문학작품은 시대상과 가치관을 반영하는 것인데, 이 작품은 결혼기

피풍조, 독신주의, 화려한 싱글을 지향하는 지금의 청춘남녀들에게 특별한 의미를 부여했다.

센 언니 남유미는 걸 크러시(Girl Crush)로서 매력이 돋보였고, 2019년도 말괄량이 길들이기는 연

애, 결혼의 진정한 의미를 재해석 해볼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영국의 낭만파 시인 바이런은 ‘모든

비극은 죽음으로 끝이 나고 모든 희극은 결혼으로 끝이 난다.’고 했다.


해피엔딩으로 끝난 말괄량이 길들이기를 보고나니, 연극이 가장 이해하기 쉽고 우리의 삶과 가장

밀접한 예술이라는 것을 다시 한 번 확인했다. 연극, 그림, 영화, 음악 등 예술을 가까이하면 감성

을 움직이게 해주고, 인생에 활력을 주는 샘물이 된다.


우리 모두 우리의 삶과 밀접한 연극을 자주 보며 예술을 사랑하는 문화국민이 되자.   중부매일

신문 [오피니언] 아침뜨락 (2019. 07. 22) 발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