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 마카오에서 생각나는 것들
류 시 호 / 시인 수필가
홍콩에서 배를 타고 1시간을 가면 또 다른 나라 같은 마카오가 나온다. 나라가 바뀌면 여권검사를 하고 세관신고
도 하는데 같은 중국땅이지만 마카오는 중화인민공화국 마카오특별행정구로 입국심사를 받는다. 이 섬은 460년
전 포르투갈이 점령하고 340년 전부터 포르투갈 총독이 파견되기 시작하여 17년 전 중국에 반환하기 전 까지
340년간 포르투갈 영토였다.
15세기 포르투갈과 스페인이 해양을 지배하며 남미제국을 점령할 때 포르투갈은 브라질을 나머지 국가는 스페인
이 점령했다. 그리고 동양에서 중요한 마카오는 포르투갈이, 필리핀은 스페인이 식민지로 만들었다. 마카오는 포
르투갈 때문에 홍콩보다 더 빨리 유럽문화가 정착되었지만, 수심에 얇아 해운항만이 발달하지 못하여 이곳에 36
개의 카지노가 생겼다고 한다.
이곳은 ‘동양의 라스베이거스’, 아시아의 작은 유럽이라며 카지노가 24시간 불야성을 이루고, 네온사인 뒤에 숨겨
진 세계문화유산은 30곳에 이른다. 기상천외한 쇼와 동, 서양의 이색 축제들이 한곳에서 어우러지고, 필자도 처음
으로 카지노에 가서 게임을 해보았다.
그런데 이곳에서 재산을 탕진한 불법 체류 한국인이 600여명이 있다고 하니 강원도 정선 카지노에서 재산을 탕진
한 경찰 고위간부 등이 생각난다. 마카오의 인구는 2008년 기준 약 55만 명이고 공용어는 광동어인 중국어로 전체
인구의 96.1%가 사용하고 있다.
그 외 포르투갈어 사용자가 1.8%이며, 영어도 사용하고 있다. 지난해 마카오 방문자는 3천700만 명으로 중국을
포함한 홍콩, 대만 등 중화권 방문자가 91%로 중국 본토 방문객이 2천만 명을 넘었으며, 한국인 방문객은 55만
명으로 해외 국가 중 중화권을 제외하고 방문객 숫자가 가장 많았다.
그런데 우리나라를 방문하는 외국관광객이 1400만 명 넘었다고 좋아하는데 마카오와 비교가 된다. 마카오 구도심
의 중심인 세나도 광장에는 연일 다양한 축제가 펼쳐지고, 마카오의 길에 들어서면 일단 바닥에 시선이 고정된다.
골목을 연결하는 길들은 독특한 모자이크로 꾸며져 있고, 석회석을 동물이나 기하학적인 깔사다(Calcada) 문양을
넣은 포르투갈식 도로포장을 했다.
그리고 광장의 모자이크도 포르투갈에서 건너온 장식 문화로 마카오의 길은 바닥만 구경하며 걸어도 재미가 있고
이국적이다. 그런데 건축물과 광장 등은 유럽의 향취가 짙게 배어 있고, 성 바울 성당, 성 도미니크 성당, 세나도
광장은 ‘아시아의 작은 유럽’이라는 별칭을 심어준 대표적인 상징물들이다.
흥미로운 것은 유럽풍 건물에서 길 하나만 건너면 완연한 중국식 거리가 이어진다는 점이다. 세나도 광장 건너편
펠리시다데 거리(Rua da Felicidade)는 홍등가였던 오래된 골목이 붉게 단장된 채 식당가로 변했다. 30개의 세계
유산을 살펴보면 동서양의 문화가 어우러진 것을 볼 수 있는데, 코린트양식의 수백 년 된 유산 옆에 고색창연한 도
교사원이 들어서 있다.
그리고 성 바울 성당은 아시아 최초의 유럽 스타일 대학인 성 바울 대학의 일부로 440여 년 전에 건립됐다. 마카
오는 극동지역 최초의 천주교 학교가 세워진 곳이며, 우리나라 김대건 신부를 비롯해 수많은 선교사들이 이 지역
에서 신학공부를 했다. 성 안토니오 성당은 가장 오래된 성당 중 하나로 김대건 신부가 유학한 곳이다.
마카오 시내와 호텔, 카지노들 건물 사이로 전통 유산들이 숨 쉬고 있다. 성 바울 성당에서 세나도 광장을 거쳐 아
마사원까지 걷는 도보 여행 코스는 인기가 높고, 음식과 축제도 유럽풍과 중국의 복합문화 성격이 짙다. 매캐니즈
(Macanese)음식은 중국, 포르투갈의 혼혈인을 뜻하는 말이지만, 마카오의 문화, 음식을 대변하는 대명사처럼 쓰
인다.
이곳의 음식은 광둥 요리와 포르투갈 요리가 엉켜 식탁 위에 오르는데, 포르투갈인들이 재료는 이곳 것을 사용하고
향신료와 조리법은 본국 스타일로 활용하여 매캐니즈라는 독특한 영역을 구축했다. 특히 디저트용 ‘에그 타르트’와
육포가 마카오의 골목에서 입맛을 유혹하는 대표적인 길거리 음식이다.
여러해 전 큰아들 부부가 마카오 여행을 다녀온 후 에그 타르트를 사와서 알고 있었지만 홍콩에서 먹어본 에그 타
르트보다 더 맛있었다. 에그타르트는 포르투갈 리스본 근방 젬로니모스 수도원에서 수녀와 수사들이 제복에 풀을
먹이기 위해 달걀흰자가 필요했고, 남은 노른자로 에그타르트를 만들었다 한다.
20세기 초 식민지 시대에 마카오로 포르투갈식 에그타르트가 전파 되었다. 마카오에는 타워전망대가 있으며 이곳
에서 내려다보면 시내 일대가 다 이고, 전망대 근방에서 한화 60만 원 정도를 지불하고 번지점프를 하는 젊은 남
녀들을 보니 역시나 젊음이 있기에 새로운 도전을 하는구나 생각을 했다.
마카오에는 물의 도시, 이탈리아의 베네치아를 테마로 한 베네시안 리조트가 있다. 여러해 전에 이탈리아를 여행하
며 베네치아를 방문 했는데 이곳의 베네시안 리조트는 1층에는 카지노, 2층에는 다양한 기념품점, 그리고 사계절
멋진 광경을 볼 수 있는 이색 천장이 관광객들의 눈길을 이끈다.
이탈리아의 베네치아를 옮겨놓은 것처럼 호수위에서 배를 타면서 듣는 사공의 노랫소리는 눈과 귀를 즐겁게 해준
다. 이 카지노에 지금은 죽었지만 가끔씩 북한 김정일의 큰아들 김정남이 나타났다는데 중국정부가 북한을 제어하
기 위하여 극진히 모셨다고 한다.
마카오에는 북한 대사관이 있고 홍콩에서 납치한 최은희 배우를 이곳 대사관에서 중국 육로를 통하여 북한으로 데
려갔다. 마카오는 인천공항에서 에어마카오, 진에어 등의 직항편이 운항 중이며 홍콩을 경유하여 갈 수도 있다. 마
카오는 무역 분규 없이 우리와 3,000만 미국달러 이상 규모의 흑자를 보고 있는 시장으로 마카오와의 경제무역 관
계는 계속 유지·발전시켜 나가야 할 필요성이 있다.
특히 주강 삼각주(珠江 三角洲) 지역에 진출하고자 하는 한국의 중소기업은 중국 지역 진출의 관문(Gate)으로 마카
오를 잘 활용하여 우리의 상품들이 중국 본토로 더욱 많이 팔리기를 고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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