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두와 엔히크 그리고 파티마 성당
류 시 호 / 시인 수필가
포르투갈을 생각하면, 오래 전에 본 영화 ‘리스본 특급’이 생각난다. 암울한 분위기에 기발한 아이디어의 한탕
범죄, 허무한 종말이라는 프랑스 범죄영화의 스릴러였다. 그런데 포르투갈은 리스본 특급 영화 외에 세종문화
관 음악회에서 만난 파두(fado)노래가 생각난다.
리스본에서 시내나 항구를 걷다가 파두노래 부르는 가수와 악기 연주자들을 자주 보았다. 구성진 포르투갈 전통
민요 파두는 우리나라 한(恨)의 정서와 딱 맞아떨어지는 느낌을 받았고, 포르투갈 기타와 절묘하게 어우러진 여
인의 음색을 듣노라면 굴곡진 삶들이 배어나는 생각도 들었다.
파두를 세계적인 음악으로 끌어올린 포르투갈 출신의 여가수 아말리아 로드리게스가 있다. 그런데 최근 ‘마리아
칼라스’의 생애에 대한 영화를 보았는데, 오페라 성악가, 가수, 악기 연주자들의 삶이 어렵고 외롭다는 것을 다
시 느꼈다.
이베리아 반도에서 물러난 이슬람세력은 북아프리카에서 포르투갈을 위협해왔다. 돈 주앙 1세는 1415년 세우타
원정전쟁을 감행한다. 돈 주앙은 세 명의 왕자들을 전쟁터로 보냈고 큰 승리를 거두었다. 3째 왕자 엔히크는 아프
리카 서해안으로 탐험하면서, 노예무역과 신대륙 신항로를 개척하여 독점권을 포르투갈에 안겨주었다.
이로 인해 포르투갈은 유럽 최초로 신항로를 개척한 국가가 되었고, 세계 최대영토를 소유하며 큰 번영을 누리게
되었다. 호카곶을 관광 후 파티마로 이동을 했다. 버스에서 ‘파티마의 기적’이라는 영화를 보았다. 우리나라에도
파티마 병원이 있지만 파티마 명칭이 이곳과 유래한다.
파티마는 세계 3대 성모 발현지로 가톨릭 신자라면, 누구나 꼭 한 번 가보고 싶어 하는 도시이다. 성모 발현의 역
사는 1917년 5월 13일로 거슬러 올라간다. 성모가 나타나기로 한 마지막 날인 10월 13일, 자리에 모인 약 7만
명의 사람들 앞에 거대한 빛이 나타나면서 성모 발현이 거짓이 아님을 확인했다.
그 후 파티마가 수많은 순례자들이 방문하는 곳이 되었다. 포르투갈의 리스본에서 파두, 대서양의 끝 카보다 호카
그리고 파티마 성당을 여행하면서, 에스파냐와 해양경쟁을 하던 포르투갈이 엔히크 왕자 같은 개척정신 덕분에 세
계에서 큰소리치는 나라가 되었다.
여행을 함께하던 분들과 와인을 마시며, 자연이 주는 혜택이 많은 나라에 감명을 받았다. 요즘 우리나라 직장인들
은 너무 심한 경쟁을 하며 산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지금 우리나라는 세계 10대 경제대국으로 젊은 직장인 사
이에 일과 삶의 균형이라는 워라 밸을 주장하는 시대가 되었다.
현재의 신 중년들은 70년대 산업화의 일꾼으로 쉼 없이 일했다. 젊은 세대들은 정신없이 바쁘게 일만할게 아니라,
이제는 워라 밸을 지키려 애를 써는 것 같다. 우리도 천천히 일과 삶의 균형을 위해 워라 밸을 생각하면서 즐거움
을 느끼고 살아야겠다.
발열패드가 굽는 만두, 봉지 째 끓이는 삼계탕, 베트남 제사상에 오르는 초코파이, 러시아인이 가장 애호하는 도시
락라면, 김치찌개와 비빔밥을 즐기는 뉴욕인 등 우리의 K푸드를 보면, 한국인의 창의력이 대단하다. 외국을 여행하
다 느낀 점은, 우리나라 사람들을 우대하는 한글안내판을 많이 보며 대한민국의 힘을 느낀다.
우리는 세계가 인정하는 I.T. 강국으로 집중력과 창의력을 발휘하여, AI시대에 맞는 열정으로 세계를 선도하는 국
가를 만들자. 중부매일신문 [오피니언] 아침뜨락 (2019. 08. 23)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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