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볕은 여심(女心)을 흔든다
류 시 호 / 시인 수필가
해마다 봄이 오면 겨우 내 멈추었던 산행을 자주한다. 지난 주말에는 북한산으로 등산을 갔는데, 벌써 봄을 알리는지 골짜기마다 물이 흐르고 있었다. 진달래, 개나리, 영산홍 등 봄꽃이 피면 여인들의 마음을 설레게 한다.
봄의 여심(女心)속에는 사랑하는 사람을 생각나게 한다. 꽃향내에 취하면 예뻐지고, 활력소가 생기며 마음, 행동, 기대감 등 삶의 의욕이 생기기에 모두들 꿈을 꾼다고 한다.
사랑하는 남녀가 나란히 걸을 때 통계에 의하면, 남자의 절반이상이 여자의 왼쪽에서 걷는다고 한다. 또 포옹하듯 감싸 안고 걷는 경우에도 남성들의 3분의 2가 여성의 왼쪽에 선다고 한다. 남자는 왜 여자의 왼쪽에 설까? 남자가 왼쪽에 서면 오른팔과 왼쪽 눈을 주로 사용하게 되며, 여자를 오른쪽에 둠으로써 자신에게서 벗어나지 못하도록 통제하는 것이기 때문이란다.
산수유, 목련, 매화나 벚꽃이 활짝 피면, 여성들은 아름답게 치장을 하고 나들이를 간다. 남성들은 매혹적인 여성의 모습에 시선을 멈출 때가 많다. 우리는 매혹적으로 유혹하는 눈길을 추파(秋波)라고 한다. 추파의 원래 의미는 '가늘고 예쁜 손가락을 봄 죽순 같다고 하며, 아름다운 눈길을 추파 같다.' 라고 표현했다. 추파는 여인의 아름다운 눈동자 또는 가을 물에 비친 맑은 햇빛이라는 뜻이었지만, 요즘은 ‘유혹’이라는 의미로 바뀌었다.
남자들은 여자를 오른쪽에 두며 자신에게서 벗어나지 못하도록 하고, 여자들은 유혹과 추파로 만나 열정적인 연애를 하고 결혼을 한다. 그러나 서로 오래토록 사랑하고 싶다 해도 통상적으로 사랑의 유효기간은 2년이라고 한다. 하늘이 두 쪽 나도 변함없으리라 굳게 믿지만, 눈에 씌운 콩깍지가 벗겨지고 나면 상대방의 장단점이 구분되기 때문이다. 열정적 사랑과 불타는 애정이라도 생리적으로 사랑의 유효기간은 2년을 넘기기 어렵다.
사랑의 유효기간이 지난 후 부부간 갈등이 생기면 서로 용서를 해야 한다. 의견 충돌이 일어났을 때 ‘내 생각이 옳지 않을 수도 있다. 관점은 언제든 바뀔 수 있는 것이다.’라고 다짐을 해보자. 용서하는 습관은 대단한 내공이 필요하고, 진정한 용서는 바로 나 자신에 대한 용서이다. 성공한 부부가 되려면, 서로 칭찬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상대를 용서하며 존중하고, 칭찬해 주면 뇌의 독성이 중화된다고 한다.
우리가 살아가는데 가장 큰 힘은‘감성(感性)’을 살리는 것이다. 평생 감성을 잘 유지하고 산 사람에게서는 인생의 향기가 우러난다. 많은 선인들이 감성을 자극하는 데는 좋은 예술작품을 가까이하며 살라고 권한다. 우리 모두 이번 봄부터 문화를 즐기며 살자.
따사로운 봄볕은 여심(女心)을 흔들기도 하지만, 젊은이여! ‘감성’을 잘 유지하자. 살다 보면 누구나 가을 부채처럼 버려지거나, 허허벌판에 홀로 선 듯 쓸쓸하고 막막할 때도 있다. 진짜 사랑은 “왜?”라고 묻지 않고 “괜찮아.” 하며, 항시 감성을 잃지 않고 노력해야 가능하다. 신이 인간에게 베푼 가장 큰 축복이 웃음이라고 하는데, 뜻대로 안될 때 눈물이 나올 때까지 실컷 웃어보자. 우리 모두 봄 햇살 받으면서 항시 웃음을 가득히 하고, 감성을 살리며 서로 정(情)을 주고 살도록 노력하자. 중부매일 [오피니언] 아침뜨락 (2009. 02. 25.) 발표
'예술 문화 마을학교 시낭송 ' 카테고리의 다른 글
(문화 탐방) 이성계의 부인 묘 정릉 나들이 / 류시호 작가 (0) | 2020.04.09 |
---|---|
(시) 봄 향기 소리에 / 류시호 작가 (0) | 2020.04.07 |
(역사 칼럼) 동구릉에는 태조 이성계, 선조, 영조 등 / 류시호 작가 (0) | 2020.03.31 |
(에세이) 부산 금정산성과 정훈희 카페 / 류시호 작가 (0) | 2020.03.31 |
(역사 칼럼) 연천의 호로고로(瓠蘆古壘)와 고랑포구/ 류시호 작가 (0) | 2020.03.24 |